우리의 역사와 닮아있는 곳, 베트남
베트남 하노이로 여행을 가기로 하셨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는데요. 바로 호아로수용소입니다. 베트남은 오랜기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고 후에 일본의 침략도 받았습니다. 오랜기간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은 영향으로 베트남 곳곳에는 프랑스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남아있고 이외에도 언어, 음식 등 문화 전반에 걸쳐 프랑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하노이 시내 곳곳에서도 프랑스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호아로수용소인데요. 예쁜 노란색의 외벽과 MAISON CENTRALE(메종-집, 센트럴-중앙 : 중앙 집)이라는 따뜻한 이름이 적힌 입구가 마치 갤러리나 공연장 입구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GPS를 켜고 이곳을 처음 찾아왔을 때 이곳이 제가 찾아온 수용소가 맞는지 몇번이나 확인하고서야 들어갔습니다.
옆에 있는 매표소에서 입장료를 지불하고 티켓을 받아 입장했습니다. 한국어 오디오가이드가 있기 때문에 추가금을 내고 무조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해서 둘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로 오디오가이드는 한화로 약 2500원 가량 했던 걸로 기억하고 현금으로만 결재가 가능했습니다.)
입구를 들어가자마 철문과 갑갑하게 칸칸이 나뉜 벽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사진에서 보이듯이 감옥이었고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범 수용소였습니다. 1896년 ~ 1954년까지 프랑스 지배에 항거하는 베트남 내의 혁명투사들이 수용되었던 시설입니다. 각 구역마다 당시의 수용소 내부사진, 수용자들의 소지품, 의복, 고문 및 처형도구 등 정치범 수용자들과 관련된 총 35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호치민의 전쟁박물관에서처럼 이곳 수용소 역시 관람객들의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는데요. 모두 오디오 가이드를 듣고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모두 너무나 집중해서 관람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매우 조용했습니다.
위 사진은 당시 여성 수감자들을 수용하던 방의 모습인데요. 오디오 가이드에 의하면 아이들은 이곳 여성수감자들의 방에 함께 머물렀다고 합니다. 여성 수감자들은 특히나 어린아이들을 좋아했고 추운 겨울이 되면 각자 자기 수감복의 밑단이나 일부를 조금씩 잘라내어 아이들 모자나 장갑 등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오디오 가이드를 따라 가다 보면 수감자들을 학대하던 잔인한 고문기구나 처형할 때 실제 사용했던 단두대까지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수용소 탈출을 계획했던 수감자들이 실제로 탈출을 실행하면서 절단하고 간 하수구로 통하는 철창도 그대로 전시해놓고 있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덜 일으키키 위해 중앙 집이라는 이름을 덧 씌워 시내 한가운데에서 버젓이 운영했던 정치범 수용소 메종 센트럴, 굉장히 아이러니한 이름입니다.
오랜기간 프랑스의 침략을 받으면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단결하고 저항한 베트남 사람들의 역사를 더듬어보면서 우리 나라의 아픈 역사 또한 되짚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오디오 가이드가 들려주는 잔인하고 무서운 이야기를 듣던 아이는 이것이 우리의 역사와 많은 부분 닮아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고 굉장히 몰입을 해서 관람을 했는데요. 역사에 관심이 많은아이라면 꼭 함께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역사에 관심이 없는 아이라도 단두대를 보여주겠노라 흥미 유발을 한 다음 이곳의 슬픈 이야기에 몰입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기 위한 촉매제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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