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외/베트남

베트남위생::: 하롱베이에서의 목격담

낭만다이어리 2024. 2. 17.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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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말았어야했다
NHA DIEU 0000(가게이름)

일일투어 신청을 해서 도착한 하롱베이. 수많은 섬들 가운데 하나인 띠똡섬에 도착했다. 카페도 몇군데 있어서 이용할 사람은 하라는 현지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잠시 자유시간을 가졌다. 먼저 동상 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여유를 가진 뒤 카페가 있고 수영하기 좋은 해변가로 걸어들어가보았다. 

NHA DIEU HANH 라고 적힌 카페가 보였다. 커피도 팔고 옥수수도 팔고 잭플룻(과일)도 팔고 스낵도 몇가지 있었다. 카페에서 잠시 여유를 가져볼까 생각하던 틈에 내가 굉장히 충격적인 몇몇 장면을 보고야말았다. (하롱베이 투어를 갈 예정이고 + 이 글을 우연히 보게 된 사람은 정말 행운이다. 저기서 아무것도 안먹을 수 있으니까말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의 위생에 관한 논쟁이 계속해서 있지만 우리나라 또한 소득 수준이 낮았을 때에는 그에 못지않게 위생관념이 뒤쳐져있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위생관념은 평균치가 높아졌다는 것이지 평균치를 벗어나는 극단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이라는 나라 전체를 두고 위생을 논하기에는 베트남에 대한 내 지식이 짧고 그러고 싶지도 않다. 다만 내가 목격한 특정 카페에 한해서는 꼭 이야기하고 싶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피해갔으면 좋겠다.

여기 카페에 잠시 앉아볼까 하고 자리를 탐색하는 중에 저기 검정색 옷을 입은 주인아저씨가 야외 테이블을 치우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한 손에는 포대자루를 들고 테이블 위에 있는 손님들이 먹고 남긴 코코넛열매를 치우고 있었다. 빨대 꽂힌 코코넛 열매를 모두 포대자루에 폐기하는가 싶더니 어떤 코코넛 열매는 자루에 담지않고 고이 들고 가는 것이었다. 

평소 식당에 가면 손님들이 떠난 자리를 치우는 장면을 아주 눈여겨 보는편이다. 잔반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유심히 보는것이다. 잔반을 재활용하는 집은 꿀꿀이 죽처럼 한곳에 다 섞지 않고 고이 들고가기 때문이다. 평소 그런 습관 때문에 또 유심히 보면서 아저씨를 끝까지 따라가 보았다. '왜 저 코코넛은 폐기자루에 넣지 않고 따로 들고갈까. 손님이 먹다 남긴건데 말이다'.  그런데 주인아저씨가 직원(사진 속 회색바지+검정티 차림)에게 수신호를 보내더니 그 직원이 새빨대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는 손님이 먹다남은 코코넛열매에 꽂혀있던 빨대를 빼고는 새빨대를 거기에 꽂아 방금 온 인도계 아저씨 두분에게 건네는게 아닌가! 

 

게다가 위 사진에 고양이 옆에 놓여있는 잭프루트(과일) 역시 손님이 먹다남긴 것을 폐기하지 않고 고이 가져가더니 모아서 재포장했다. 

한국인 남성 한분이 부모님과 여행을 왔는지 여기를 지나다가 저 잭프루트를 사는 것을 보았다. 내가 그 한국인 남성분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못사게 말리고 싶었는데 내가 너무 선을 넘는 것이 아닐까 싶어 한참을 고민하다 말리지 못했다.  그 사이 그 남성은 잭프루트를 사서 배로 돌아갔다. 나는 말리지 못한 사실에 며칠동안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런데 정말 나에게 트라우마로 남은 장면은 먹다남은 음료에 빨대만 바꿔 다시 판 것도 아니고 먹다남은 과일을 몽땅 모아서 재포장 한 것도 아니었다. 바로 유리컵을 세척하는 장면이었다

위의 사진에 보면 코코넛 열매 옆 초록색 반투명 양동이가 보인다. 물이 3/4 가량 채워져 있는데 가까이 가서 보면 정말 굉장한 구정물이다 (바로아래사진참조) 

구정물이고 그 안에 솔이 하나 담겨있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라면 최대한 상상해보시길.

주인 아저씨는 야외 테이블을 치우러 가서는 손님이 사용한 유리컵 두개를 가져오더니 이 구정물에 담갔다. 구정물 속에 있는 솔로 컵 안을 한번 닦아 얼룩을 없애더니 컵 진열장에 엎어두는게 아닌가!  양손을 탁탁 털더니 앞치마에 슥~ 문지르고는 다른 테이블에 있던 다마신 음료 컵을 또 가져와 저 구정물에 담가 얼룩만 빼고는 다시 또 진열장에 엎어두었다. 그리고 그 컵은 음료를 주문한 다음손님에게 나갔다. 

잠시 뒤 고양이가 오더니 저 물에 코를 박더니 한참이나 마셨다. 그리고 저 물에 또 아저씨는 음료컵을 씻었다. 단 1회.

나는 이 장면을 목격한 뒤로 베트남의 식당 및 카페에 대한 다회용 매장컵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카페의 일회용 컵에 집착하게 되었고 음식의 천국인 베트남을 돌아다니면서 베트남 맛집을 맛집이라 온전히 인정하지 못하고 위생부터 살피게 되었다. 

***베트남 여행가는 분들 식당 및 카페 위생 잘 살펴보시고 가려드세요!  하롱베이 투어 가시면 제가 말한 카페는 쳐다도 보지 마시고 야시장 음식 등도 왠만하면 드시지 마세요 현지 가이드도 야시장 음식을 먹으면 아직도 배탈이 난다고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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