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쟁박물관 고엽제피해사진:::독성유전(사진주의!)

베트남 호치민 전쟁박물관

호치민에 있는 전쟁박물관에 관한 후기 및 정보는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베트남 전쟁당시 사진과 당시 사용된 고엽제로 인한 피해자 및 피해현황에 대한 사진들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이 사진들은 실제 호치민 전쟁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리얼하고 참혹하다.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방문했는데 도착하기 전부터 아이에게 일러두었다. 전쟁에 관한 이야기는 몇번 해두었던 터라 아이도 각오는 하고 있었던 참인데 그럼에도 초등학생 아이가 보기에 충격적일 수도 있을 것 같아 몇번이고 관람 의향을 물어보았다. 
피곤하다고 징징대던 아이도 이곳에서 사진들을 마주하고는 묵묵히 관람을 이어나갔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꼭 데려가보길 추천한다.

고엽제 후유증

고엽제는 베트남 전쟁당시 미군이 베트콩의 은신처를 찾고 몰살하기 위해 밀림에 뿌려댄 낙엽제이다. 박물관에 전시된 그림 밑 설명을 보다보면 orange agent라는 말이 많이 나오는데 고엽제의 명칭 중 하나이다. 고엽제의 명칭은 고엽제의 미세한 성분 차이에 따라 orange agent/ white agent/ blue agent로 불렸다고 하는데 각각 죽일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드럼통마다 성분에 따라 다른 색의 띠를 둘러두었는데 그 중 오렌지 에이전트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67%). 그래서  미국은 이 작전을 오렌지 작전이라고도 불렀고 오렌지에이전트는 고엽제의 다른말로도 불리기 시작했다.
 

바로 위의 사진을 포함해서 아래에 나오는 사진들은 고엽제로 인한 후유증 및 유전병을 앓는 사람들에 관한 사진이다. 고엽제에 들어가는 독성 중 하나인 다이옥신은 청산가리의 독성의 1만배에 이른다고 한다. 체내에 들어가면 분해되지 않고 축적되어 10년~20년이 지나도 몸 곳곳을 손상시키고 기형을 유발한다고 하며 길면 4세대에 걸쳐 유전이 된다고 한다. 

고엽제로 인해 당사자의 신체 손상은 물론이고 다음세대에 기형이 유발되는 모습을 보니 매우 안타까웠다. 당시 미국 비행기가 공중에서 고엽제를 뿌릴 때 이 해악성을 모르고 단순 모기 및 해충약으로 알고 온몸으로 고엽제를 맞으려고 자세를 취한다든가 거머리 방지 등을 위해 군화에 뿌리는 등의 행동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 중에 하늘에서 고엽제가 뿌려질 당시 엎드려 네 발로 걸어가는 시늉을 하면서 웃으며 고엽제를 맞는 사람이 있었는데 긴 설명을 보지 못하고 해당 사진의 설명만 보았을 때는 선뜻 무슨 장면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나중에 모두 돌아보고 좀 더 공부하고 난 뒤 돌아보니 그 장면이 어떤 장면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아주 우울하고 소름끼친다.

이 전시 및 사진들을 돌아보면서 이 비극이 비단 남의 나라에서만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더 마음이 무거웠다.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나라에서도 고엽제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는데 1960년데 우리나라 비무장지대(DMZ)가 바로 그곳이다. 많은 증언들에 따르면 살포작업은 주한미군의 감독하에 대부분 한국군이 담당했고 그 때의 우리는 독성에 대한 정보도 전무했기에 분말 고엽제를 철모에 담아 맨손으로 뿌리기까지 했다는 증언이 있다.
그 당시의 한국군은 현재 어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것이 고엽제로 인한 것이라는 인과성 또한 모른채 고통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베트남 전쟁박물관에서 만난 베트남전쟁의 참상이 한국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생각을 하니 이 박물관이 주는 그 무게가 너무 컸다. 여행지에서 그 나라의 역사를 알아보고자 나름 가볍게 들른 곳이었는데 이곳에서 우리나라의 슬픔을 마주하고 나왔다. 
***호치민 여행가는 분들, 일정이 짧다면 그리고 박물관을 한곳만 둘러볼 수 있다면 무조건 이곳을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