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경상남도

일제의 잔재,그러나 선조들의 노고로 일궈진 법기수원지[양산여행]

낭만다이어리 2016. 1.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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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이곳은 양산에 위치하고 있는 법기수원지다.

 

 

곧게 나 있는 길 양쪽으로는 숲이 조성되어 있는데 웅장한 느낌을 주는 나무들이 이곳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나무는 히말라야 산맥의 서부에 서식한다고 하는 '히말라시다'라고 한다. 이 외에도 이곳의 숲에는 벚나무, 편백나무, 은행나무, 감나무, 반송 등이 심어져 있다.

 

 

상쾌한 공기로 가득한 이곳은 1932년 완공 후부터 최근 2011년까지 한 번도 개방되지 않았던 숨겨진 명소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직은 사람의 흔적보다는 자연의 흔적이 더 많이 남아있는 청정한 곳이기도 하다.

 

 

숲을 지나 댐으로 나있는 나무 계단을 오르면 호수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 수원지의 댐은 높이 21m의 흙으로 만들어졌는데 걸설시기는 일제강점기 때이다.1927년부터 총 5년에 걸쳐 일제의 주도 하에 만들어진 곳이다.

 

 

호수 옆 댐 위로 나있는 산책로에는 매우 큰 반송이 심어져 있는데 정확히 7그루가 심어져 있다.

 

 

산책로를 침범하여 뻗어있는 반송은 130년 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 이 반송 한그루를 옮겨 심기위해 어른 스무명이 동원되었다고 한다.   

 

 

반송 아래로는 잔잔한 호수가 펼쳐져 있다. 오리 떼가 노닐고 새들이 지저귀는 이곳 호수의 풍광은 고요하고 또 청아하다.

 

 

댐위의 산책로를 돌아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자랑스런 태극기가 꽂혀 있는 곳 아래의 돌구조물은 취수터널이다. '원정윤군생'이라는 한문이 적혀있다. 일제강점기 때 5대 조선총독을 지낸 사이토 마코토가 쓴 한문으로 '깨끗한 물은 많은 생명체를 윤택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딴에는 참 멋지게 썼건만, 참 아이러니하다. 이 사람은 우리나라 독립운동가였던 강우규 의사의 폭탄에도 살아남아 2대에 걸쳐 조선 총독을 지낸 소름끼치는 인물이다. 식민을 겪었던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참 아이러니한 의미를 가진 석각(石刻)이다.

 

 

이 아름다운 비경을 간직한 이곳은 2011년이 되어서야 시민들에게 공개가 되었는데 현재는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일반 시민에게 공개되기 전, 한.일 월드컵 당시 일본천왕의 사촌 부부가 경기 관람차 부산을 방문해 이곳을 다녀갔다고 한다.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풍광 좋은 곳을 찾는다 하여 부산시 관계자들이 이곳을 안내하였다고 한다. 굳이 왜 일제의 주도하에 우리의 선조들이 노동을 착취당했던 장소인 이곳을 소개했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풍광 좋은 곳은 널리고 널렸는데 말이다. 참으로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다.

 

이 수원지는 어찌보면 일제의 주도하에 건설된 일제의 잔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우리 선조들의 피땀이 만들어낸 곳이기도 하다. 무엇에 포인트를 두고 관람하느냐는 개인의 몫이지만 나는 우리 선조들의 노고에 더 큰 의미를 두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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